[축빠] 위상 달라진 지성, 뮌헨전 역할은?


 

 


 

 박지성과 이청용의 ‘코리안 더비’는 아쉽게 무산됐다. 이청용은 두 차례의 맨유전에 모두 선발 출전했지만 박지성은 모두 결장했다. 하지만, 이번 볼튼전에 결장한 박지성을 향한 국내 반응은 5개월 전 ‘코리안 더비’가 무산됐던 당시와 사뭇 다르다.

 

박지성은 지난해 10월 17일 볼튼과의 홈 경기에도 결장했다. 당시 세네갈과의 평가전 출전을 위해 한국에 다녀온 후 3일 만에 치른 경기에서 이청용은 선발로 출전한 반면 박지성은 교체 명단에는 이름을 올렸지만 결국 그라운드를 밟지는 못했다. 상승세를 타던 이청용과 결장을 이어가던 박지성의 현실이 비교되며 국내에서는 ‘뜨는 해 청용, 지는 해 지성’이라는 여론도 형성됐다.

 

하지만 최근 박지성은 활약은 ‘역시’라는 감탄사가 절로 나오게 만든다. 시즌 초반 부진을 말끔히 털어낸 박지성은 최근 들어 무서운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아스널, AC 밀란, 리버풀 등 강팀과의 일전에서 연이어 득점포를 터뜨리며 상종가를 치고 있다. 특히 리버풀전에서 결승골을 득점한 후 영국 현지에서 ‘산소 탱크’ 박지성의 위상은 분명 달라졌다.

 

영국 대중지 ‘더 선’은 3월 22일자 지면에 리버풀전이 끝난 후 박지성의 달라진 위상을 소개하는 칼럼을 실어 관심을 끌었다. 기사 헤드라인부터 ‘Unsong Hero; South Korea megastar Park’s quite shopping trips are long gone(이름없는 영웅; 한국인 메가 스타 박지성의 조용한 쇼핑은 끝났다)’라고 실은 ‘더 선’은 “박지성이 이제 영국에서도 유명세를 치를 것”이라고 소개했다.

 

칼럼 내용을 조금 소개하자면 이렇다. “맨체스터에서 박지성이 시내를 걸어가면 그를 알아보는 사람은 극히 드물다. 아마 박지성의 이름을 ‘Unsung Park(이름없는 공원)’으로 다시 지어야 할 정도다. 하지만 한국에서의 박지성은 전혀 다른 스타다. 아직 박지성을 잘 모르는 팬들은 기사 위에 ‘숙적’ 리버풀을 상대로 득점을 터뜨린 후 골 세레머니를 하는 모습이 실린 사진을 참조하기 바란다. 리버풀전 결승골을 계기로 이제 많은 팬들이 시내에 쇼핑을 나온 박지성을 알아 볼 것이다” – 더 선 2010.3.22일자  ‘Unsung Hero; South Korea megastar Park’s quite shopping trips are long gone(이름없는 영웅; 한국인 메가 스타 박지성의 조용한 쇼핑은 끝났다)’ 기사에서 발췌

 

달라진 박지성의 위상은 볼튼과의 원정 경기에서 다시 확인됐다. 전반 25분, 맨유 원정 서포터들은 '박지성 응원가'를 부르기 시작했다. 박지성의 교체 출전을 바라는 맨유 팬들의 요구였다. 라이언 긱스가 전반 초반에 부진한 모습을 보이자 맨유 팬들은 최근 득점 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박지성이 나오기를 바랐던 것이다. 불과 지난 시즌까지만 하더라도 맨유에 골이 필요한 상황에서는 골 결정력이 부족한 박지성이 철저히 배제됐다는 점을 떠올리면 엄청난 변화다.

 

박지성은 양팀이 팽팽한 승부를 이어가던 후반 20분경부터 약 5분간 몸을 풀었다. 하지만 맨유가 주도권을 잡자 벤치에 앉아 휴식을 취했다. 알렉스 퍼거슨 감독은 승리를 예감한 후 박지성을 대신해 데런 깁슨, 페드리코 마케다 등 젊은 선수들에게 출전 기회를 부여했다. 퍼거슨 감독은 바이에른 뮌헨(원정), 첼시(홈), 바이에른 뮌헨(홈)으로 이어지는 지옥의 3연전을 앞두고 ‘강팀 킬러’ 박지성에게 휴식을 부여한 것이다.

 

영국 현지 언론들도 볼튼전에서 휴식을 취한 박지성이 다음 경기에서는 선발 출전할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다. 단지 박지성이 바이에른 뮌헨과의 챔피언스리그 8강 1차전 원정 경기에서 최근 AC 밀란, 리버풀전에서 재미를 본 중앙 미드필더로 나서느냐 혹은 원 포지션인 측면을 맡느냐가 관건일 뿐이다.

 

일단 두 가지 옵션이 모두 가능하다. 알렉스 퍼거슨 감독은 최근 강팀과의 경기에서는 웨인 루니를 원톱으로 세우는 4-5-1 포메이션을 사용했다. 바이에른 뮌헨전에서도 퍼거슨 감독은 원톱을 세울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박지성의 역할은 4-5-1 포메이션에서도 중앙 혹은 측면이 될 수 있다.

우선 중앙에 출전할 경우 리버풀전과 같이 원톱 아래에서 공격의 연결고리 역할을 수행할 가능성이 크다.

 

박지성은 리버풀전에서 패싱력이 좋은 수비형 미드필더 하비에르 마스체라노의 공격을 차단하면서 기회가 오면 적극적으로 공격에 가담했다. 최근 물이 오른 루니에게 수비가 집중되면서 득점 기회도 여러 번 찾아왔다. 만약 퍼거슨 감독이 원톱 카드를 뽑아들 경우 공간 창출 능력이 뛰어난 박지성은 집중 방어에 시달리는 루니의 부담을 덜어줄 수 있는 맨유의 공격형 미드필더 옵션 중 가장 뛰어난 활약을 펼치고 있다.

 

하지만 바이에른 뮌헨전에서 박지성이 측면으로 원대 복귀할 가능성이 더 높다. 바이에른 뮌헨 공격의 중심인 아르옌 로벤이나 프랑크 리베리의 예리한 창 끝을 막는데 박지성 만한 선수가 없기 때문이다. 측면에서 박지성의 수비 능력은 이미 현지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정평을 얻고 있다.

늘 리그 후반에 강한 모습을 보이는 박지성은 2009/10 시즌에도 맨유의 고공 행진에 큰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바이에른 뮌헨과의 챔피언스리그 8강전에서도 맨유에서 박지성이 차지하는 역할은 중요하다. 매년 챔피언스리그 승부처에서 핵심 역할을 해내며 맨유의 승리를 이끌었던 ‘챔피언스리그의 사나이’ 박지성이 이번에는 어떤 모습을 보일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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