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이 지나고 대관령에 첫서리가 내리는 등 본격적인 가을산행의 계절이 돌아왔다. 지금 전국의 산은 시집가는 새색시 단장하듯 色으로 치장하고 있다. 특히 올 가을엔 비온 날이 적어 단풍이 더욱 곱게 물들 것으로 보인다.
낮과 밤의 기온차가 크고, 습도가 적을수록 단풍이 곱게 든다. 또 같은 산이라도 남향받이보다 북사면이나 서쪽으로 뻗어나간 긴 계곡 가운데 바람이 잘 통하는 곳의 단풍이 더 아름답다. 남쪽에서 산으로 들어갈 땐 물이 흐르는 계곡을 따라 들어가야 고운 단풍을 볼 가능성이 커진다.설악산의 경우 외설악은 내설악보다 일주일 정도 단풍이 늦게 든다. 지리산도 북녘의 백무동계곡이나 뱀사골보다 남쪽의 피아골이나 화엄사계곡이 훨씬 따뜻하기 때문에 단풍 절정기도 차이가 난다. 지역별 단풍의 절정기는 기상청이 예상한 날을 기준으로 추운 쪽은 2~3일 정도 빠르게 따뜻한 쪽은 3~4일 정도 늦게 온다고 보면 된다.
설악산
설악산은 전국에서 단풍이 가장 빨리 찾아오는 곳이라 이번 주부터 화려한 색감을 음미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우뚝우뚝 솟은 암봉들이 단풍의 색이 돋보이도록 받쳐주는 구실을 하기 때문에 색이 더욱 고와 보인다. 다만 지역별로 절정기가 다르다는 점은 꼭 염두에 두어야 한다. 지대가 높아 한밤엔 기온이 영하로 떨어지는 대청봉 정상은 단풍시즌이 이미 지났다.
화채능선을 배경으로 하는 천불동계곡이나 북쪽으로 뻗은 공룡능선, 수렴동계곡과 용아장성, 백담계곡과 12선녀탕계곡 등의 단풍이 훨씬 곱다. 내설악에 있는 설악산국립공원관리소 백담분소 관계자는 지난 6일 절반 정도 단풍이 들었다고 밝혔다.
백담계곡이나 12선녀탕에서 용아장성 쪽으로 이어지는 내설악 쪽이나 흘림골은 17일을 전후해 절정에 달할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외설악 쪽 천불동계곡이나 주전골 등은 25일을 전후해서 찾아야 타는 듯 붉은 단풍을 맛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설악산 인근의 미천골도 맑은 물과 단풍이 어우러져 늦가을 정취를 느낄 수 있는 곳이다. 설악산 국립공원 관리사무소 (033)636-7700
내장산
다른 지역에 비해 늦게 물드는 대신 타는 듯 정열적인 색으로 유혹하기 때문에 이곳 단풍을 한번이라도 본 사람들은 ‘단풍은 내장산’이라고 말한다. 내장산 단풍관광의 백미는 내장사 앞길의 당단풍 숲이라고 할 수 있다. 일주문에서 극락교에 이르는 길 양 옆으로 백팔번뇌를 상징하는 108그루의 단풍이 심어져 있는데 붉다 못해 찬란하다는 생각이 들 정도다.
일주문에서 출발해 서래봉-불출봉-원적암-내장사-일주문으로 이어지는 순환코스도 돌아볼만하다. 8부 능선 쯤 빨간색 단풍나무와 갈색의 굴참나무, 노란색의 느티나무 등이 어우러져 산 전체가 한 폭의 그림으로 다가온다. 돌아보는데 3시간 정도면 되지만 암릉이 이어지고 경사도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백양사 쪽 단풍도 고운데 장흥 백양사에서 약사암-백학봉-상왕봉-사자봉-가인마을로 돌아오는 코스는 6시간 정도를 잡아야 한다. 내장산 국립공원 사무소 (063)538-7875
오대산 & 계방산
오대산은 월정사 입구가 전나무 숲과 단풍을 함께 즐길 수 있는 곳. 다만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월정사~상원사 구간보다는 능선 넘어 북사면이나 소금강 쪽 단풍이 더 곱다.
주 등산로는 상원사에서 비로봉을 거려 상왕봉 두루령을 거쳐 상원사로 되돌아오는 코스인데 오대산 북사면의 단풍을 즐기면서 백두대간의 장쾌한 흐름을 느낄 수도 있다. 등산에 소요되는 시간은 5시간 30분 정도.
월정사와 상원사의 중간 부분인 동피골에서 동대산으로 오르는 길도 서쪽 사면이므로 단풍이 제법 곱다. 이곳에선 호령봉에서 비로봉을 거쳐 두루봉으로 이어지는 오대산의 큰 줄기를 바라볼 수도 있다. 3시간이면 왕복이 가능. 오대산에 인접한 소금강은 ‘금강’이란 단어를 붙일 만큼 계곡 자체가 빼어난데다 단풍과 소나무가 어우러져 가을철에 특히 아름답다.
영동고속도로 속사에서 인제 쪽으로 가다가 오르는 계방산은 오대산보다는 높지만 해발 1089m인 운두령에서 산행을 시작하므로 초보자에게도 크게 어려운 코스는 아니다. 정상부근 북사면엔 단풍과 주목 자작나무 군락 등이 조화를 이뤄 한 폭의 풍경화를 보는 듯하다. 오대산 국립공원 관리사무소(033)322-6417
지리산
지리산은 남쪽에 있지만 해발고도가 높아 정상부는 일찍 단풍이 들기 때문에 17일쯤 절정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화엄사 계곡이나 피아골의 경우 11월 중순까지 단풍이 이어진다. 산 전체로는 거의 한달 간 단풍을 볼 수 있지만 지역에 따라서 차이가 심하다는 점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천왕봉에서 노고단으로 이어지는 능선에서 보는 단풍도 아름답지만 지리산 단풍은 특히 계곡 쪽이 곱다.
북쪽의 달궁 계곡이나 뱀사골, 남쪽의 파아골이나 화엄사계곡 등이 단풍을 즐기려는 사람들이 많이 찾는 곳이다. 노고단 정상은 성삼재에서 1시간이면 오를 수 있지만 단풍 시즌을 맞아 통제를 하고 있다.
10월12일부터 11월16일까지 노고단에서 노고단 정상에 이르는 500m 구간은 탐방예약제를 실시하는데 인터넷 예약이나 현장접수로 하루 1120명만 갈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지리산국립공원 남부사무소 (061)783-9102, 9106
월악산 & 금수산
충북 제천과 충주 접경에 있는 월악산. 송계계곡이나 용하계곡 등 빼어난 계곡이 있고 충주호 청풍호 등 절경의 호수를 동시에 즐길 수 있다. ‘악’자가 붙은 데서 알 수 있듯이 절벽이 많은데 짙푸른 소나무와 함께 울긋불긋한 단풍을 더 두드러지게 한다. 또 북서쪽에서 오르는 코스가 많아 자연스레 단풍이 고운 곳을 지나게 된다. 계곡 단풍은 산을 오르지 않고도 즐길 수 있지만 만수봉이나 영봉 등 능선에서 단풍을 즐기려면 6~7시간을 잡아야 한다.
금수산은 같은 국립공원에 속하지만 청풍호 동쪽에 자리 잡고 있어 완전히 별개의 산이다. 청풍호반을 따라가는 드라이브코스 주변의 단풍이 아름답다. 월악산국립공원관리사무소 (043)653-3250
주왕산
경북 청송의 주왕산은 중앙고속도로나 대구-포항 간 고속도로 덕분에 접근성이 상당히 좋아졌다. 웅장한 암봉과 계곡 폭포 등이 받쳐주고 있어 역시 단풍이 아름답다.
일반적으로 이용하는 등산로는 상의주차장에서 시작해 제1폭포-제2폭포-제3폭포-내원마을로 이어지는데 기암괴석과 폭포가 연이어 나타나 지루한 줄 모른다.
주 등산로는 상의주차장-칼등고개-후리메기-제1 폭포를 거쳐 출발지로 돌아오는데 4시간 정도 소요된다. 주왕산 근처의 주산지는 사진 애호가들이 많이 찾는 저수지인데 특히 아침엔 호수에 단풍에 물든 산 그림자가 잠겨 환상적이다.
청송에는 청송과 신촌 등 유명한 약수터가 있는데 약수로 지은 밥과 닭죽이 유명하다. 주왕산국립공원관리사무소 (054)873-0014
서울인근
북한산의 경우 일반적으로 구기동이나 정릉 수유리 등에서 많이 오르지만 단풍을 보려면 구파발이나 북한산성 쪽에서 오르는 편이 낫다. 도봉산의 경우 포대능선에서 오봉으로 이어지는 능선이나 사패능선으로 가는 쪽의 단풍이 곱다.
유명산이나 용문산은 크게 보면 같은 줄기라고 할 수 있어 등산 애호가들은 두 산을 연달아 넘기도 한다. 두 산의 능선으로 이어지는 단풍이 고운데 유명산 배너머고개 쪽엔 억새밭도 형성돼 있어 단풍과 억새를 동시에 즐길 수 있다. 서울인근 산은 단풍이 늦게 들면서도 어느 순간 된서리를 맞아 떨어지기 일쑤다. 이 때문에 절정기를 기다리기보다 한주 정도 당겨서 찾는 게 나을 수도 있다.
▷단풍열차 =
산마다 절정기가 다르기 때문에 단풍으로 유명한 산엔 등산객이 몰리고 교통체증을 일으키기도 한다. 이 때문에 단풍열차나 산악회에서 운행하는 버스를 타고 가는 게 편리하다.
주요 철도여행 전문회사들은 내장산이나 설악산 지리산 주왕산 등 단풍으로 유명한 산의 절정기에 맞춰 당일 또는 1박2일의 철도여행 프로그램을 마련해놓고 있다. 홍익여행사(02-7171-002)나 청송여행사(02-853-7787) 파랑새투어(02-755-8555 지구투어(1566-3035) 등에 문의하면 된다.
▷단풍사진 :
단풍사진은 모양이 아닌 빛을 담는 것이다. 그런 만큼 어느 사진보다 빛에 대해 신경을 써야 예쁜 사진을 얻을 수 있다. 사진을 찍을 때 역광을 피하려고 하지만 단풍사진을 찍을 때만은 역광을 과감히 이용하는 게 좋다. 빛이 통해야 단풍잎의 색이 선명하게 살아나기 때문이다. 다만 전면 역광은 초보자들에겐 부담스럽기 때문에 반 역광 정도로 위치를 잡는 게 좋다.
물을 잘 이용하는 것도 단풍을 돋보이게 한다. 파란 계곡물과 단풍의 빨간 색을 대비시키거나 물에 떠 있는 단풍잎 호수에 비치는 단풍산 등을 잡아내는 게 요령이다.어떤 사진이나 마찬가지로 단풍사진도 역시 빛이 고운 이른 아침에 담아야 더 좋은 결과를 기대할 수 있다. 능선에서 산의 전경을 찍으려고 한다면 더더욱 이른 아침에 올라야 만족할만한 결과를 얻을 수 있다.
▶▶억새 산행
억새는 단풍과는 또 다른 감동을 주는 가을 산의 볼거리다. 산정에서 바람에 일렁이는 억새밭을 바라보면 마치 파도가 치는 것 같은 착각을 하게 될 정도다. 억새가 유명한 곳은 울산과 경남 경계에 있는 신불평원과 밀양의 사자평원, 양산의 천성산 화엄벌이나 창녕의 화왕산 등이다. 또 경기도 포천의 명성산이나 강원도 정선의 민둥산, 전남 장흥의 천관산, 충남 홍성의 오서산, 충북과 경북을 가르는 황학산 등도 가을정취를 충분히 느낄 만한 억새밭을 자랑한다.
민둥산
정선의 민둥산은 말 그대로 나무가 없이 둥그런 봉우리가 모두 억새로 덮여 있다.
민둥산은 정선과 사북고한을 잇는 59번 도로에서 증산을 거쳐 카르스트지형으로 유명한 발구덕 마을을 지나 오르는 게 일반적. 발구덕 마을 왼쪽 등산로를 따라 오르면 8부 능선부터 억새평원이 펼쳐진다.
억새가 크게 자라기 때문에 능선에 완전히 올라서야 드넓은 억새밭이 한 눈에 들어온다. 오르막은 경사가 완만하므로 가족이 함께 가더라도 큰 무리가 없다.
시간 여유가 있다면 삼내약수에서 갈림길을 거쳐 정상이 올랐다고 증산으로 내려올 수도 있으며 아예 북쪽 화암약수에서 시작해 증산까지 산행을 할 수도 있다. 정선군 남면 무릉리에는 구이마을(033-592-9230) 등 식당들이 있다.
신불평원
신불평원은 억새로 유명한 영남알프스에서도 대표적인 곳. 웬만한 골프장보다 훨씬 넓어 1시간을 걸어도 계속 억새밭을 걷게 된다. 양산 통도사 뒤 취서산(영취산)에서부터 신불산을 넘어 간월산에 이르기까지 억새평원이 늘어서 있는데 해발 1000m 전후의 고원이 모두 억새밭이다.
특히 잡풀이 섞이지 않고 나무도 거의 자라지 않아 깨끗한 억새평원의 장관을 한껏 느낄 수 있다. 또 능선에 서면 사방이 탁 트여 가슴속까지 시원한 느낌을 받는다.
산행은 통도사에서 시작해 신불산을 넘어서 간월재로 가기도 하지만 통도사에서 오르는 길이 만만치 않아 간월재로 올랐다가 통도사 방면으로 내려오는 쪽을 많이 이용한다. 가볍게 억새평원만 즐기려면 간월재에서 신불산에 올랐다가 다시 간월재로 내려오면 된다. 신불-취서산 능선에는 마땅한 샘이 없기 때문에 물을 준비해가는 것이 좋다.
사자평원
밀양 재약산(1189m)에 있는데 125만 평에 달해 예전엔 전국 제일의 억새군락지로 꼽혔다. 최근 잡목이 늘어나고 소나무를 심어 억새명소로서의 이미지는 덜하지만 아직도 억새가 만발해 마니아들이 즐겨 찾고 있다. 신불평원이 거의 평지처럼 되어있는 반면에 사자평은 약간 경사가 졌기 때문에 사진을 찍기에도 좋다.
사자평으로 가는 길은 표충사 입구에서 작전도로를 따라 가거나, 옥류동천 계곡을 끼고 흥룡폭포와 층층폭포를 지나서 갈 수도 있다. 표충사 뒤 능선 코스나 내원암을 거쳐서 가는 코스, 금강폭포 은류폭포 등을 거쳐 사자봉으로 바로 올랐다가 내려올 때 사자평을 거치는 코스 등 다양하다.
사자평이 시작되는 해발 850m 언저리의 옛 고사리마을까지 차도가 나 있지만 일반 차량의 통행은 허용되지 않는다. 고사리마을을 지나 수미봉 쪽으로 다가가야 억새평원의 장관이 나타난다.
수미봉에 서면 드넓은 사자평 너머로 재약산 최고봉인 사자봉이 보이고 그 뒤로 경상남도와 경상북도를 가르며 영남알프스의 북단을 이루고 있는 가지산과 운문산이 병풍처럼 다가온다. 사자평과 사자봉을 모두 돌아오려면 5시간, 사진까지 찍으려면 6시간 정도를 잡는 게 좋다.
천성산 화엄벌
경부고속도로 동쪽으로 기장군 부산시 등과 인접한 천성산은 단풍과 억새를 함께 즐길 수 있는 산이다.
정상부근엔 원효대사가 1천여 승려에게 화엄경을 강설했다고 해서 붙여진 25만여 평의 화엄벌이 펼쳐져 있는데 중간에 화엄늪 습지보호구역이 있고 그 주위를 억새평원이 감싸고 있다. 늪이나 억새평원이 모두 능선에 있어 면적에 비해 훨씬 광활한 느낌을 준다.
화엄벌 억새를 보는 산객들은 주로 북쪽의 내원사 계곡에서 오른다. 억새밭이 있는 북서부의 화엄벌을 거쳐 정상을 지나 서쪽 홍룡사 쪽으로 하산할 수도 있고 천성산 정상에서 제2봉을 거쳐 북쪽 공룡능선으로 하산해 출발점으로 돌아갈 수도 있다.
명성산
경기도 포천의 대표적 억새 명소인 명성산(923m)은 포천과 철원의 접경에 있다. 서울에서 갈 땐 포천 운천을 지나서 들어간다. 명성산을 종주하려면 철원 갈말읍 강포리에서 시작해 산정호수로 내려오거나 반대 코스로 가면 된다.
억새군락은 산정호수에서 명성산 정상으로 가는 구간 능선부에 있기 때문에 산정호수에서 정상까지 갔다가 신안고개로 내려와도 된다.산정호수에선 완만한 경사지를 돌아서 오르게 되는데 중간에 나연폭포와 비선폭포 등룡폭포 등을 함께 돌아볼 수 있다. 강포리나 신안고개 코스에도 폭포가 있다.
명성산 정상에 서면 넓은 철원평야가 펼쳐져 시원한 느낌을 준다. 또 화악산과 국망봉 백운산 등도 한 눈에 들어온다.
천관산
전남 장흥의 천관산(723m)은 다도해를 굽어보며 억새산행을 즐길 수 있는 곳이다. 가을이면 온 산이 억새로 뒤덮인다. 봉우리마다 하늘을 찌를 듯 솟아있는 바위들도 볼거리다. 여러 봉우리들이 천자의 면류관처럼 우뚝우뚝 솟았다고 해서 천관산이란 이름이 붙었는데 신라 때 김유신과 사랑을 나눴다는 천관녀가 숨어 살던 곳이라는 전설도 있다.
산의 정상에 서면 남쪽과 동쪽으로 다도해의 아름다운 경치가 그림처럼 펼쳐지며 날씨가 좋을 때는 바다 건너 한라산까지 보인다. 바닷바람이 거센 만큼 억새는 겨우 무릎에 닿을 정도로 키가 작은 것이 특색. 정상인 연대봉에서 구정봉까지 능선을 따라 10리길이 억새로 넘실댄다. 천관산은 고흥반도를 마주보고 있다. 장흥에서 23번 국도를 따라 남쪽으로 달리다 관산을 거쳐 들어간다.
충남 광천 오서산
오서산(790m)은 젓갈로 유명한 광천에 있다. 바다에 인접해 있기 때문에 내륙의 웬만한 산 못지않은 고도감을 맛볼 수 있다. 광천읍 상담마을에서 정암사를 따라 들어가면 등산로로 연결된다. 능선길이 편하고 서해까지 바라볼 수 있어 상쾌한 산행을 즐길 수 있다. 능선 길을 40~50분 정도 오르면 주능선에 도달한다. 이곳부터 정상까지 억새밭이 펼쳐져 있는데 산행 초반과는 전혀 다른 풍광이다. 이따금 기암괴석도 나타나 산행의 즐거움을 더해준다.
■ 안전한 가을 산행
가을 산행은 무엇보다 안전사고에 신경을 많이 써야 한다. 낮과 밤의 일교차가 크고, 바람이 차기 때문에 체온 유지에도 각별하게 유의해야 한다. 가을엔 낯선 산길로 접어들면 피로와 허기, 추위에 의한 조난을 당하기 쉽다. 그런 만큼 등산장비 준비부터 산행에 대한 정보 수집까지 철저하게 할 필요가 있다.
가을 등산에는 각기 다른 상황을 예상해 땀을 조절하고 쾌적한 산행을 할 수 있도록 여러 가지 등산복을 상황에 따라 입었다 벗었다 하는 레이어링에 신경 써야 한다. 등반 시 땀이 흐르면 옷을 벗어 땀을 식히고, 한기를 느낀다면 옷을 입어 체온을 지켜야 한다. 특히 한낮의 뜨거운 햇살에 쉽게 땀을 흘린 상태에서 휴식을 취하면 차가운 바람이 빠르게 체온을 빼앗아 가므로 방풍재킷도 준비해야 한다.
장갑과 모자 등 보온 소품과 여분의 보온의류도 준비해 변화무쌍한 산속 기후에 대비해야 한다.
한낮과 일몰 뒤 기온차가 10도가 넘을 수도 있고, 밤에는 영하로 기온이 떨어질 수 있으므로 그만큼 보온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가을철 등산로에는 낙엽이 많이 떨어져 있는데 바위 위에 쌓여 있는 낙엽에 미끄러지거나 낙엽 속 깊이를 가늠할 수 없어 발목이 접질릴 수도 있다.
단풍은 눈을 즐겁게 하지만 낙엽이 깔린 등산로는 부상의 위험이 숨어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이런 등산로에서 밸런스를 유지하고 부상 위험을 막기 위해선 알파인스틱을 준비하는 게 좋다. 알파인 스틱은 체중을 분산시켜 발의 피로를 덜어줄 뿐 아니라 몸의 중심을 잡아줘 안전한 산행에 도움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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