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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방귀 냄새 지독한데…탈출구 없을까?

Q> 방귀 냄새와 변 냄새가 너무 심해서 고민입니다. 화장실에 다녀오면 냄새가 진동을 해서 정말 부끄럽습니다. 단순히 변비인지, 장에 무슨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닌지 걱정입니다. 어떻게 하면 냄새를 없앨 수 있을까요?

A> 방귀 냄새나 변 냄새가 심한 것은 장에 특별한 문제가 있어서라기보다는 섭취하는 음식과 소화기능 및 배변습관에 따른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정상인은 하루 약 500~600㎖ 정도의 방귀를 약 15회에 걸쳐 배출하는데, 이러한 방귀는 음식물 섭취 시 흡입되거나 음식물을 소화하는 과정 중에 발생하는 것입니다. 식사 중에 마시는 공기는 대개 질소, 산소, 수소, 이산화탄소, 메탄가스 등으로 공기 성분과 같은 무취의 가스이며 방귀의 95% 이상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밥을 먹을 때 공기를 많이 마시면 방귀의 양도 당연히 많아지는 것이지요.

방귀 냄새의 주범이 되는 것은 대장 안에 살고 있는 세균이 음식물을 발효시키는 과정에서 생성하는 암모니아, 황화수소 등 가스입니다. 밥이나 빵, 밀가루 같은 탄수화물이 많이 포함된 음식은 주로 탄소와 수소 등 무취의 가스를 많이 만들어 내지만 달걀이나 고기, 콩 같은 단백질이 풍부한 음식들은 황화수소를 생성해 냄새를 심하게 만들 수 있습니다.

황화수소 등 가스는 대개 소량으로 만들어지기 때문에 소리 없이 조용히 몸 밖으로 배출됩니다. 그래서 공기가 많이 섞여 방귀 양이 많거나 소리가 크면 냄새가 덜할 수 있고 공기가 많이 안 섞였지만 장내 세균에 의해 소량의 방귀만이 나오면 상대적으로 냄새가 더 심한 경우가 많은 것입니다.

대장으로 내려온 음식물의 소화상태 역시 방귀 냄새와 연관이 있을 수 있습니다. 소화능력이 저하돼 있거나 지나친 과식으로 인해 충분히 소화되지 않은 상태로 음식물이 장내로 내려오면 방귀 냄새도 더 심해질 수 있습니다. 그리고 만성 변비 등에 의해 장내에 대변이 오래 남아 있으면 장내 세균에 노출되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역시 냄새가 심해질 수 있지요.

이처럼 방귀는 우리가 섭취한 음식을 소화하고 배설하는 과정에서 생기는 자연적인 현상이기 때문에 평소에 소화 증상이나 변비가 없다면 단순히 방귀 냄새와 변 냄새가 지독하다고 해서 걱정할 필요는 없습니다. 그러나 평소에 변비나 복통, 식욕부진, 체중감소 등의 증상이 동반된다면 우선 위내시경과 대장내시경 같은 소화계통 검사를 해 위장관의 이상 유무를 확인해야 합니다.

방귀 냄새가 안 나게 만들 방법은 없지만 적절한 운동으로 장운동을 활성화시켜 변비를 예방하고, 단백질 음식 섭취를 줄이면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소화가 잘되도록 음식물을 오래 씹은 후 삼키고 평소 식사를 규칙적으로, 적절한 양만큼 하는 것이 방귀 냄새를 줄이는 데 중요합니다. [김현건 순천향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